title: "20세기 소년. 아 웃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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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간 너무 국산 만화만 사랑했나? 하긴 국산 만화라고 해봐야 허영만 만화 말고는 단행본으로 나오는 만화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monster, 시마 과장은 좀 익숙해 있는 제목이기도 하네.

영화보기 직전만 해도 본 만화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던 상태에서 눈에 확 띄던 첫 멘트, 2000만 부. 초대박 히트의 기준이라던 백만 장(그것도 음반 세계에서나 가능하던)의 스무 배이다. 이와 비슷한 판매량은 음반 쪽의 경우 마이클 잭슨하구 롤링스톤(?) 정도 밖에 못 들어봤던 것 같은데, 여하간 대박인 줄 알았는데...

Untitled

뭐야 이건. 극장 문을 들어서기 직전 만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바로 감 잡았어야 했나? 걍 애들 용 독수리 오형제잖아. 아, 웃겨서리. 20년을 뒤로하는 화장 분장의 멜로딕, L.A 짬뽕 metal, 여기에 똥폼 기타 쏠로? 머리 기른 바바리맨 킬러, 지구 수비대에 반드시 달라붙는 홍일점 여자 멤버, 일본 것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구엽기(!) 짝이 없는 여자 아이까지. 이건 뭐 복고를 노리는 것도 아니고.

수시로 timeline 전후를 왕복하는 산만한 구성 하며, 벙벙 뛰는 비현실적 사건 구성까지 뭐하나 괜찮다고 평을 할 만한 것이 없다. 이렇게나 개연성 없어 보이는 작품이 그렇게나 많이 팔리지는 않았을 것이라 예상한다면 필시 running time을 줄이고자 중간 설명을 생략해서 그랬다는 이야기인데, 엑기스만 뽑아놓고 나서도 이렇게나 지겹도록 느끼게 할 수 있나는 생각도. 설상가상으로 어찌나 영화를 잘 끊어먹던지, '아, 이제야 끝났구나!'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게 두세 번 쯤은 된 듯. 이즈음 되면 근간에 본 영화 중 최악의 영화라고 해도 별 상관없을 듯하다.

영화 중반쯤 돼서야 이런 영화임을 감 잡았는데, 그때부터 뭔 연기가 나올 때마다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어찌나 그런 장면이 많던지 나중에는 '이거 혹시 고난이도 코미디 영화 아니야?'라는 생각도. 거 있지 않은가, 쪽바리 특유의 똥폼(내려 까는 목소리에 힘들어간 눈빛 등등).

가만 생각해보면 만화 영화와는 달리, 그간 봤던 일본 영화 중 괜찮았던 영화는 별로 없었... 아니다, 사무라이 픽션만 해도 얼마나 끝내줬어. 카게무샤는 또 어떻고.

p.s. 워낙 웃겼던지라, 무의식 중에 내 웃음소리가 튀어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온다. 행여나 그래서 주변 분들의 영화 관람에 방해되었다면 너무나도 죄송스럽다(사장님, 송선임, 철의씨, (- -)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