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Adaptation, 인성의 변화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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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 If you could have dinner with one historical personage, living or dead?

수잔 올린(메릴 스트립): Well, (생각좀 하다가..) I have to say... Einstein, or Jesus.

도날드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 very good, interesting answer...(비꼬는듯이..)

(장면을 바꿔서..)

도날드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

She's lying~ Everything too right.

Untitled

질문의 의도는 당신이 가장 존경하고, 만나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이겠지만.. 솔찍히 그다지 내게 와닫는 장면은 아니다. 이와 동일한 질문을 내게 던졌다면, "글쎄요.. 그다지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없는데.." 라는 김빠진 대답을 할 것이기 때문에. 만약 내가 아인슈타인이나 예수같은 거창한 인물을 만난다면, 후훔.. 말이나 제대로 꺼낼지 모르겠다. 꽤나 황송해서 좌불안석의 모냥새가 될 것이다. 그래서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니지.. 그간 나도 꽤나 뻔뻔해졌기 때문에, 예의 차리지 않고 마구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여하간, 올린의 대답에 대한 카우프만의 반응이 흥미로왔다. 대답이 너무도 '옳기'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역시나 그 정도 장면으로는 그 말이 와닫지가 않지만, 뭐 대강 작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바는 알만하다. 일종의 '위선적' 모습, 즉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말이겠지.

헌데, 요런 생각도 살짝해본다. 윤리적이지 않은자가, 그다지 선하지 않은자가, 윤리적이되려고 애쓰는 도중, 그 윤리적 도그마에 빠져서 자신도 모르게 윤리적이려고 되려하는 의지가 담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거짓된 행동인가? 그것은 비판받을만 한가? (영화속에서의 올린이 충분히 그런 상태일 수도 있다..물론 영화 전개상 올린이 진짜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안 윤리적이었는데, 꽤나 그간 노력을 하여 윤리적이된 중간에 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면, 그리고 매우 짧게 대답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다시 말해서 그간에 일어난 자신에 대한 변화를 모두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그 순간에 가장 진실된 대답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이런 의문은 실제로 내가 경험했던 것이다. 내 자신은 분명 변하고 있는데, 나의 주변인은 나의 변화에 대해 그대로 인식하지 않고, 이전의 나만을 기억하고 더 나아가 '이전의 나'이게끔 암묵적 강요를 하는 것. 이전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거짓이다'라는 뉴앙스가 담긴 반응을 보이는 것. 특히나 좀 착하게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와중에는 '위선적이야.."라는 반응을 보이는 그 모습. 솔찍히 꽤나 무섭고도 두려운 경험이었다. 특히나 그 변화의 방향이 내가 원하는 방향이었을 때는 말이다. (뭐, 따지고 보면 실제의 나는 변하지 않았는데, '나는 변했다'라고 생각하는 '나'에 대한 반감의 표시인 경우도 있었다.)

p.s Adaptation을 도대체 몇번째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카우프만.. 정말 대단하다. 영화속에서 카우프만은 중얼거린다. "I've writen myself into my screenplay." 그 screenplay가 바로 이 영화 Adaptation이고. 한 영화를 만드는데, 그 영화의 내용은 그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고. 무슨 재귀함수가 아니라, 재귀 영화인가? 열라 헤깔린다. 게다가 그는 그 영화를 그려내는 그 자신을 그려냈다. 젠장.. 설명하기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