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비잔티움 연대기(Byzantium : The Early Centu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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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모자이크, 수많은 이콘(icon - 원래 성화상(聖畵像)을 뜻한다고)들, 그리고 이들 이콘에 담긴 인물들의 맹~해보이는 눈 모양새, 서로마제국이 망하고도 무려 1000여 년이나 살아남은, 그것도 거대한 영토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비잔티움에 대해서는 먼저 나열한 이미지들과 십자군 전쟁으로 인해 핍박받다 중세 어느 시기에 망해버렸다는 정도밖에 아는 게 없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한 일이지.

알고보니 이 '비잔티움 제국'이란 말도 후세에 들어서야 그 나라(즉 동로마 제국)를 지칭하기 시작했던 표현이란다. 당시에는 그냥 '로마 제국'이라 표현했다고. 이 말은 '서로마 제국의 멸망'을 고대 로마 멸망, 그리고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정통 서양 역사관이 '승자의 역사관'에 의한 잘못된 시각이란 뜻이다. '고대 로마 멸망'이란 표현은 마치 서로마 제국이 고대 로마 제국의 적자권, 정통성을 유지했었던 듯한 뉴앙스를 풍기는데, 그 정통성, 적자권은 엄연히 비잔티움 제국, 즉 동로마 제국에 있었다. 나머지 신성 로마 제국이니 뭐니 해서 후세 나타나는 로마를 자칭한 나라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죄다 사이비들이다. 하다못해 그리스도교의 정통성마저 로마 카톨릭이 아닌 그리스 정교회에 있는 듯. 비잔티움 제국 초기 당시의 로마 교황은 동로마 제국 황제나 정교회 총대주교에 여러모로 밀리고 있었네.

이즈음 되면 로마 멸망이란 표현은 아예 제거함과 동시에, 나아가 '동로마 제국'의 '동'字마저 떼 버려도 크게 문제없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 통일된 로마 후기 전성기 시대(콘스탄티누스 대제 시기)에, 명시적으로 수도를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로 옮기고, 따라서 제국의 중심지가 서방에서 동방으로 옮겨가고, 서로마 정제와 부제의 지위권을 동로마 황제가 부여하며, 서로마를 멸망시킨 장본인(오도아케르) 자신이 서로마 지역을 통치하면서도 서로마 지역의 황제가 동로마 황제임을 인정함과 동시에, 이후 한동안 동로마가 서로마를 재차 흡수한 역사마저 있는데 말야.

이 '비잔티움 연대기'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로마 세계의 종언 의 연장선상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로마인 이야기 이후 나온 책이 '비잔티움 연대기'인 줄 알았는데, '로마인 이야기'보다 훨씬 이전인 1988년에 초판이 나온 듯. 저자 John Julius Norwich는 아마도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를 염두해 두고 이후의 로마, 즉 비잔티움에 대해 쓴 듯하다. 위와 같은 비잔티움 - 로마의 정통성 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나뿐이 아니라 서구 전체에 만연해 있다고. 우리가 비잔티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이유는 교과서적 서구 서양사에서도 비잔티움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럼 그렇게나 개무시할 수 있는 나라였는지는 일단 위에서 설명한 역사적 사실만으로도 잘못된 단정임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서구 사상의 근간을 지배하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리스 철학의 유산은 이 비잔티움 제국이 아니었다면 죄다 유실되었을 터라고 한다. 또한, 이 비잔티움이 없었다면 서양의 종교적 문명은 그리스도교가 아닌 이슬람이었을 터라나?(중세의 오스만 파워를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거 또 관심 쏠리는데~)

일단 1권은 제국 중심을 서방이 아닌 동방으로 옮긴 콘스탄티누스로 시작하여 그 유명한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의 주인공 등장으로 끝을 맺는다. 하기야 소피아가 두어 차례 불타 소실되고 유스티니아누스가 재건했을 때(현재 하기야 소피아의 그것을), 나지막이 외친 한마디가 인상적. '솔로몬, 난 당신을 이겼도다'. 아... 터키. 그렇게도 끝내준다는데, 불을 지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