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La Cite des Enfants Per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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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해야 할 때는 미친듯이 잠이 쏟아오더만, 막상 일 끝나고 보면 이렇듯 말똥말똥이다. 거참. 삼십 나절을 한참이나 지난 지금에서도 어째 이렇듯 내 자신이 통제가 안되는가 말이다. 아...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공식적으로는 장 삐에르 주네 감독의 두 번째 작인 듯. 뭔가 모르게 델리카트슨을 그대로 연상시키는 아멜리에를 보고 실망해서 이 아저씨는 여기가 한계인가 보다... 했는데,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아주 확실하게 보여준 영화. 잠깐... 아멜리에는 델리카트슨 기준 10년 뒤에 만들어진거고, 본 영화는 4년 뒤에 만든 것임을 감안한다면 이 아저씨는 나이먹고 김이 빠진건가??

디스토피아의 음침함, 우울함, 지저분함... 이 썩이나 유쾌하지 못한 분위기를 델리카트슨 마냥 특유의 아기자기함으로 상쇄시켜버리는 그 독특한 능력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설정은 또 어떻고. 아이의 꿈을 훔침으로 조로병을 치유하려는 미치광이 과학자나 다섯 쌍둥이 멍청한 복제 인간. 수족관 안의 뇌가 신체 전부인 인간하며, 샴 쌍둥이 마녀, 애완용 벼룩, 이 벼룩을 살인 병기로 사육하는 마약에 찌든 청부업자, 외눈박이 장님 사이비 종교 단체까지. 이렇듯 정상인보다 비정상인이 판치는 싸이코의 세계에서, 뚱딴지 같이 아이의 순수성이 중앙에서 떡하니 자리잡은 이 상황은 또 무엇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극단적 소재,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들을 한데 모아내어 이야기로, 그것도 '풍부한 내용의' 이야기로 엮어낸 그 능력은...움매. 신들린 상상력에 신들린 이야기꾼으로 밖에 표현 못하겠다.

'매우' 범상치 않은 본 이야기 안에 분명 담겨있는 듯한 '시사적' 메시지를 내가 아직까지도 잡아내지 못한건 너무도 당연하다. 난 지극히 평범하니까. 그와 같은 고차원은 나 따위가 범접할 무엇이 아니다.

참 묘한 것이,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의 고정 출연 멤버인 송강호나 신하균은 그 출연 자체만으로도 짜증이었는데, 본 감독에 대한 고정 출연인 도미니크 삐뇽에게서는 그런 감정을 안 느낀다는 것. 고정 출연이 문제가 아니라면... 박찬욱의 영화에서는 뭐가 문제였을까?

영화 자체만으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뛰어나지만, 그 무엇보다도 본 영화의 초점은 주연 꼬마 여자아이인 Judith Vittet(불어로 뭐라 발음해야하는지 몰겠다)에게 있다. 이 아이는 영화에서 뿐 아니라 실제로도 애 늙은이가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냉소적 눈빛 아래 감춰진 미세한 감정표현을 어찌그리도 잘 해낼 수 있겠나. 감독 왈 이 쉽지 않은 영화를 '전부' 이해했단다. 완전 놀라왔다고. 더 놀라운 것은 이 아이의 꿈은 건축가이기에 본 영화 이후로 배우의 인생을 깨끝이 접었다는 사실. 그 차가웠던 눈빛 만큼이나 머리 역시 차가운가 보다. 난 그 아이...가 아닌 그녀, 그 애 늙은이에게 뿅 가버렸다. 압도되었다.

아래 스틸 컷은 이 애 늙은이가 뿜어대는 아우라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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